탑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방문후기

home > 게시판 > 방문후기

무거운 마음으로 제언드립니다.

작성자: 조아영    작성일: 2015-05-29   조회수: 5490   

안녕하세요?

석가탄신일 연휴에 준다이브에서 펀다이빙을 했던 조아영입니다.

몇 일이 지난 지금에도 마음이 무거운 부분이 있어, 주제넘지만 몇 자 말씀 올리려 합니다.
저는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그냥 바다를 사랑하는 한 명의 펀다이버입니다.

지인이 추천해주어서 믿음을 가지고 준다이브를 선택했었고,
처음 방문하는 모알보알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았습니다.

픽업/드랍은 물론이고 사모님의 정성 어린 식사, 자상하시던 사장님,
방카에서나 센터에서나 한결 같이 한 명 한 명 친절하지 않은 분이 없던 스텝들

또 세심히 살펴주시고 새벽길에도 마중해주신 강사님
물 속에서도 제 사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존중해주었던 DM 피핀

짧은 일정이지만 함께 다이빙 했던 좋은분들과의 즐거운 시간,
센터에서 바라보는 노을.. 모두가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정보다 서둘러 다이빙을 그만두고, 일행들까지 남겨두고,
준다이브를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이빙을 하고 나면 제 마음이 너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짧은 소견이지만..제가 보았던 것들과 느꼈던 것들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우선 첫 번째 체크다이빙 때의 일입니다.

아무래도 서로 모르는 다이버들이,
처음 가보는 사이트에서 스스로 물에 적응도 하고
이번처럼 그룹인원이 꽤 많은 경우에는 대열도 적당히 맞추어 보는 것이 체크다이빙이기에,
체크다이빙에서는 당연히 꽤 많은 실수가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물 속에서 저에게 충격을 안겨준 것은,
꽤 자주 모알보알에서 다이빙 하시는 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방카에서 강사님께서 장갑착용에 대한 주의를 주신 바 있지만,

* 장갑을 끼고 다섯손가락과 손바닥 전체를 이용해 마치 암벽등반 하듯이 산호를 편안하게 붙잡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 또한 오리발 바닥을 이용해 테이블 코랄 위에 완전히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
* 사슴뿔산호 군락 위에 온 몸을 완전하게 올려서 편안하게 누워서 사진을 찍는 모습

도저히 제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행동들이 물 속 에서 일어났습니다.

부력조절이 미숙하여 산호를 부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종종 일어나고, 조심하면 좋겠지만 때론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행동을 보여주셨던 분들은 초심자도 아니고, 충분히 부력을 조절해 산호를 다치게 하지 않을 능력이 있으신 분들로 보였습니다.
다만 "편안하게" "무신경하게" 하셨을 뿐입니다.

이 분들이 이렇게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심으로써, 그 모습을 본 다른 다이버들 역시 부력을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산호를 밀고 잡고 밟고 치면서 다이빙을 하기 시작했으니..

우리 그룹이 지나간 자리에 얼마나 많은 산호가 부서졌는지요.

물 속에서 누구도 이 분들에게 주의를 주지 않았기에..
너무 괴로운 마음에 물 밖에서 산호를 부수지 말아달라고 부탁 드렸고,
이에 강사님도 주의를 주셨습니다.

제 주제 넘은 참견에 다소 불쾌하셨겠지만,
그 후로는 다들 조심해주셔서 다시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이빙을 할 수 있었구요.


그러나 마지막 날 FISH FEEDING, DOLPHIN POINT에서, 저는 또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목격했습니다.

자주 오시는 분같은 손님 한 분께서, 다시 그런 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지요.

이번엔 좀 더 심각했습니다.

* Wall과 90도 각을 이루고 자라나 있는 테이블 산호위에 완전히 서서(핀 끝이 닿은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Standing해서, 이 산호를 발판 삼아 "점프"를 하는 모습

* Wall에 작은 홀에 주저 앉아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본인의 탱크로 주변의 산호를 부순 것은 물론이요, 이제 막 오픈워터 교육을 마친 펀다이버들까지 불러들여 여기에 같이 앉히고 사진을 찍게 하는 모습.

- 얼결에 불려가 사진을 찍히고, 엉거주춤하게 산호 위에 걸터 앉아, "산호를 부수지 말라고 배웠는데, 일어나려면 산호를 부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난처해하던 다이버의 표정이 생각납니다.

다행히 강사님께 배운대로 섣불리 움직이거나 핀질을 하지 않고 가만히 계셨기에 더 많은 산호를 부수지 않고 그 분을 일으켜드릴 수 있었지만, 다른분들이 거기서 사진을 찍고 또 일어나는 과정에서..공기탱크에, 핀 끝에 그 주변의 산호들은 다 목이 날아갔습니다.

또 일어나면서 모래바람이 크게 일어나, 주변 산호들의 폴립이 다 모래에 덮혔구요.

이제 막 오픈워터 마치신 분들의 잘못일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은 다이빙 내내 조심하고 계셨으니까요.

산호를 부수고 싶지 않아하는 분들에게까지 왜 산호를 부수게 만드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은 남았을지언정, 그 자리에 산호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손님들의 이런 행동을 센터에서 일일히 컨트롤 할 수는 없겠지요.
또 필리핀 현지 DM이 주의를 주기도 쉽지 않을 것이구요.


어쩌면 이곳에선 제가 까탈스러운 손님인듯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지켜왔던 것들이,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지금까지 다녔던 필리핀 또는 다른나라 어느 센터에서라도 이런식으로 다이빙을 했더라면
주의는 물론이요, 센터에서 쫓겨날만한 행동이었습니다.

더 엄격한 나라의 경우 센터에서 직접 해당 다이버를 고소/고발 하구요.

이렇듯 무분별하게 다이빙 하는 손님들을 용인하는 것이 준다이브의 운영방침이 아니라면,
몇 가지를 보완해주시면 더 훌륭한 센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Coral Reef 위에 앵커를 내리지 않는 것,
입수시에 산호를 부술 가능성이 있는 얕은 Coral Reef위에서 입수를 유도하지 않는 것

* 물 속 아무데서나, 아무 것이나 만지고, 앉고, 서고, 밟고, 걸어다니는 행위에 대한 주의 및 명확한 사전 브리핑

* 먹이활동중인 거북이를 가까이서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주의(이런 행위가 반복되면..개체수가 줄어들겠죠..)

* 탐침봉과 핀 끝을 이용해서 Wall에 붙었다가 나가는 습관에 대한 주의


해양생명체들을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면,
그 다이버 역시 언젠가는 다치게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이버 본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지켜져야 할 것들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이빙을 시작한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저는 바다가 정말 좋습니다.
또 그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다이버들의 모습도 사랑합니다.

잠시 이야기 나누었을 뿐이지만,
사장님도 강사님도 바다를 사랑하시는 분들이시라는 것이 충분히 느껴졌었구요.

다이버 개인이 우선 바다를 보호할 책임도 있지만, 센터에서도 함께 센스를 발휘해 노력해주시면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오래도록 아름다운 바다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태국처럼, 막탄처럼..황폐해진 바다를 더는 만들지 말아야겠지요..

1cm가 자라는데 5년이 넘게 걸리는 산호는 엄연한 생명체이지, 무생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손님들께 알려주신다면,

처음엔 불편할지언정, 만지고 밟고 찍어누르고 서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겁게 다이빙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 위에서는 위의 행동을 하시던 분들도 정말 다들 마음 착한 좋은분들이셨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서로 다른 관점과 개념이 제 마음을 불편하게 했겠지요..

다시 한 번 주제 넘은 제언 죄송합니다.
또 제 고집스러운 마음을 존중해주시고 공감해주신 함께 다이빙 하신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내년에 다시 찾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네요.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 보았던 산호들이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웠던 바다의 모습만 간직하고 돌아가고 싶습니다.

머무는 동안 감사했습니다. 괜한 이야기로 심려 끼쳐 송구합니다.

늘 건강하셔요.



Recreation Advanced Open Water Diver
조아영 배상


..이 게시물을 블로그/카페로 소스 퍼가기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이전글 6월 17~19 방문!! 2015-06-21
다음글 2015년6월6일에 다시 만났음 좋겠다요~~^^!! 2015-05-26



작성자 :
내용 댓글쓰기
  윤부수 (2015-06-16 11:06)
좋은 말씀이십니다. 주말에 준 다이빙샵에 가는데요. 저도 주의 하겠습니다.
  감동 (2015-06-12 07:06)
휴가 준비하면서 샵을 둘러보다가 이 글을 보고 굉장히 감동받았습니다.
모든 다이버들이 이런 정신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나라인가,땅 위인가,물속인가를 떠나서..
우리만 살고 가면 끝나는 지구가 아니니까요 ^^
  조아영 (2015-06-01 12:06)

주제넘은 제언을..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다시 한 번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는 즐거운 마음만 가져갈게요..^^
  관리자 (2015-05-30 07:05)
안녕하세요?....준다이브입니다..^^*

먼저 만나뵐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아영님..

말씀하신 내용...숙지하면서...

먼저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다이빙에 대한 의견과 세심한 마음 쓰심에 감사를 드리면서..

저희도 바다 보존을 위하여 더 많은 신경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불편한 마음을 가지시게 한 점.. 죄송합니다..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내년에 뵙기를 저희도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전1다음 >>>

△ TOP